벙어리 삼룡이
나도향의 대표적 단편소설 1925년 5월의 《여명(黎明)》 창간호에 발표되었다. 추남인데다 땅딸보이고 벙어리인 오생원댁의 머슴 삼룡이는 새로 들어온 주인댁의 새 아씨가 망나니 남편에게 매일 구박과 매질을 당하는 것을 애처로이 여겼는데 그것이 연정으로 변하여 사모하다가 매를 맞고 쫓겨난다. 그날 밤 오생원 집에 불이 나자 삼룡이는 집안으로 뛰어들어 주인을 업어내오고 다시 들어가 죽은 새 색시를 안고 지붕으로 올라간다. 새 색시를 무릎 위에 누이고 죽어가는 그의 입 가장자리에는 평화롭고 행복한 웃음이 번진다. 한국 신문학사상 가장 우수한 작품의 하나로 꼽히는 이 단편은 1929년 나운규(羅雲奎)에 의해 영화화되어 그가 각색·기획·제작·감독·주연을 맡고 유신방(柳新芳)·주삼손(朱三孫)·윤봉춘(尹逢春) 등이 조연을 맡아 원작을 살린 예술작품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