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한 명이었다 : AI와 함께 한 명의 한계를 늘려간 어느 회사원의 기록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몸은 하나뿐이다. 아니, 어떤 날은 하고 싶은 것까지 갈 것도 없다. 아빠로, 남편으로, 아들로, 사위로, 직장인으로. 이름마다 해야 할 일이 붙어 있고, 그 이름들을 다 살고 나면 '나'로 살 시간은 얼마 남지 않는다.
해야 할 것들에 하루를 다 쓰고, 하고 싶은 것들은 '언젠가'라는 딱지를 붙여 서랍에 넣어두는 사람. 시작은 잘하는데 끝까지는 못 가는 사람. 그 사람이 책을 냈다.
이 책은 IT 기업에 근무하는 30대 회사원의 솔직한 자기 성찰 에세이다. 저자는 자신의 결핍을 있는 그대로 해부하고, AI라는 도구를 만나 그 반쪽을 채워간 과정을 5부 13장에 담았다. AI 활용법을 가르치는 실용서가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내면을 다룬 에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지킨 원칙은 하나였다. 잘된 일뿐 아니라 안 된 일까지 정직하게 쓰는 것. 무산된 제안, 2년째 멈춘 계정, 시스템을 만드느라 잠과 맞바꾼 밤들, 사람으로도 풀리지 않았던 이해관계까지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원고를 먼저 읽은 저자의 오랜 친구는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다 읽어봤는데, 너 평소에도 하고 싶은 거 많고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글 보니까 네가 왜 그렇게 살았는지 조금 알 것 같았어. AI 얘기보다 너가 혼자서는 안 되는 걸 인정하고, 사람이나 도구를 붙여서 결국 해내는 과정이 더 기억에 남더라. 괜히 멋있는 척 안 하고 안 된 얘기까지 써서 더 솔직하게 읽혔어. 딸을 가진 가장의 무게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몸이 하나라 괴로운 사람이라면, 이 책의 마지막 부탁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오늘 밤, 당신의 서랍을 한 칸만 열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