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한국문학전집201

한국문학전집201

저자
김남천 저
출판사
도디드
출판일
2016-04-15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45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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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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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콩을 한 줌 물에다 불려서 그것을 흰 실에다 염주처럼 꿰었다. 덮을창에다 조 이삭 대신에 이 콩염주를 달아 놀는 것이다. 미라부리라는 주먹만한 회색 빛깔의 새를 잡기 위하여서다.

눈이 하얗게 내린 동리 뒤꼍 넓은 들판의 한가운데, 낟가리와 콩짚을 쌓은 마당의 한 옆을 헤치고 눈 속에 덮을창을 묻어 놓고, 나는 해 저무는 겨울 날 저녁녘에 뽕나무를 총총히 심어 놓은 밭 쵯둑 위, 쓸어 놓은 누런 잔디판 위에 숨을 죽이고 쭈그리고 있었다. 벌ㅆ 한 시간 남짓한 동안을 이렇거고 잇는 것 이었다. 우르륵 소리를 내어서 참새의 한 떼가 돼지 우리 뒤를 스쳐서 먹을 것을 구하여 낟가리 밑으로 날아들 때에 똑똑히 커다란 미라부리란 놈이 두세 놈 섞인 것을 보았는데 여태껏 이렇다 할 소식이 없는 것이다. 멀리 동리 쪽을 바라보면 집집이 푸른 저녁 연기가 오른다. 바람이 조금씩 일기 시작한다. 연기가 한 발도 못 올라가서 흩어져 없어지는 것이 보인다. 학교가 산 밑, 잎 떨어진 포플라 나무에선 까치떼가 자지러지게 우는 것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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