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208
재위년수(在位年數) 오십이 년이라는 고금동서에 쉽지 않은 기간을 왕위를 누린 영종(英宗)대왕의 어우(御宇)의 말엽에 가까운 날이었다.
한강, 노들 강변에 작다란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그 배에는 상전인 듯한 노인 하나와 젊은 하인 하나이 있었고, 이 긴 여름날을 낚시질로 보내려는 모양으로 노옹은 낚싯대를 물에 넣고 한가히 속으로 풍월을 읊고 있었다.
“오늘은 고기가 안 잡히는구나.”
“모두 대감마님께서 질겁을 해서 도망했나 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