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210
걸핏.
방안에 앉아서 추녀 아래로 보이는 하늘을 무심히 우러르고 있을 때에 휙 지나간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낙엽이든가, 그렇지 않으면 하늘 나는 새 일 것이다.
소년이라 보자면 아직 소년이요 청년이라 보자면 넉넉히 한 개 청년이 되었을 나이의 공자. 현재 이 나라의 왕세자요 장차의 임금이 될 지존한 소년 공자였다.
오늘 우러르는 하늘이나 어제 본 하늘이나 같은 빛〔色〕과 빛〔光〕의 하늘이었다. 명랑하였다. 밝았다. 장쾌하였다. 천 년 전에도 그 빛이었을 것이다. 천 년 뒤에도 또한 그 빛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