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노생거 사원 (Northanger Abbey) 들으면서 읽는 영어 명작 066

노생거 사원 (Northanger Abbey) 들으면서 읽는 영어 명작 066

저자
제인 오스틴 (Jane Austen) 저
출판사
u-paper(유페이퍼)
출판일
2016-04-21
등록일
2018-10-22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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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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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설자 - 이미애(서울대 영문학 박사, 현대 영국 소설 전공)
≪노생거 사원≫은 제인 오스틴의 완성된 소설 여섯 편 가운데 ‘별종’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작품이다. 오스틴의 어느 소설보다도 풍자적ㆍ반어적인 경향이 강한 작품으로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아이러니와 풍자로 일관하면서 작품 전체가 하나의 패러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소설은 감상소설(sentimental novel)과 고딕소설(gothic novel) 및 행위 지침서(conduct book) 등 당대의 지배적인 문학 장르에 드러난 허위의식이나 과장된 감수성을 가차 없이 풍자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장르들의 패턴을 구성 원리로 이끌어가고 그 정신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우선 첫 장면부터 화자는 아름답고 선량한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감상소설을 풍자하면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캐서린을 여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캐서린의 순진함 곧 무지를 가차 없이 조롱한다. 더 나아가 여성의 무지함은 남성의 허영심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애정을 받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무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등 감상소설에서 옹호하는 여성의 미덕을 아이러니하게 전도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 헨리 틸니가 캐서린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도 감상소설에서 그려지듯이 순수한 여주인공에 대한 무조건적인 열정과는 거리가 멀다. 헨리는 캐서린의 사랑을 고맙게 여기면서 그 보답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로맨스는 순수한 남녀의 지고한 사랑이라는 감상소설의 관습화된 패턴을 전도하고, 이 과정에서 화자는 감상소설의 이데올로기를 마음껏 조롱하고 풍자한다.

또한 열일곱 살의 캐서린이 앤 래드클리프의 소설 ≪우돌포의 미스터리≫와 같은 고딕소설에 탐닉하고, 고성이나 옛 수도원 같은 고딕소설의 배경에 열광하도록 설정함으로써 이 소설은 고딕소설을 풍자한다. 노생거 사원에 초대 받았을 때 캐서린은 흥분해서 모험을 기대하지만, 현대적이고 세련된 노생거 사원에서 캐서린이 겪는 일련의 모험은 고딕소설에서 그려내는 공포와 불안감을 오히려 희화화할 뿐이다. 오래전에 박해를 받고 억울하게 죽은 수녀의 기록일 거라고 기대한 종잇조각들이 세탁비 청구서임이 밝혀지면서 고딕소설의 관습적인 모티프도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틸니 장군이 아내를 살해했거나 감금했을 거라는 캐서린의 의심을 헨리가 질책하는 장면에서, 고딕소설에 대한 패러디는 절정에 이른다. 캐서린은 눈물을 흘리면서 로맨스의 환상이 사라졌음을 인정하고, 고딕소설에서 비롯된 과도한 상상력을 잠재우는 것이다.

당대의 행위지침서에서 설파한 도덕적 지침이나 소설의 교훈적 기능에 대한 기대도 여지없이 풍자의 대상이 되고 만다. 이 소설의 끝부분에서 화자는 독자에게 이 소설의 목적이 “부모의 압제를 권장하려는 것인지 혹은 자식의 불복종을 칭찬하려는 것인지를” 결정하라고 하면서, 소설이 독자에게 도덕적 교훈을 주어야한다는 당대의 관습적인 규범을 조롱한다.
이처럼 이 소설은 현실적, 사실주의적 시각에서 대중적인 장르들을 풍자하면서 그 관습들을 전도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장르들의 정신을 구현하며 재창조하고 있다. 우선 감상소설에서 설파한 순수한 여주인공의 미덕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전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서 캐서린과 헨리의 로맨스는 캐서린의 ‘고결한 마음’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십분 인정하면서 진정한 결합을 이루어가는 감상소설의 패턴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위선이나 금전지향적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캐서린의 순진무구함은 도리어 헨리의 상식적이고 관습적인 도덕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고, 이를 통해서 중산층의 인습적 사고와 가치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캐서린의 모험에 대한 욕망이 환상임을 폭로하면서 고딕소설을 전도하고 있지만, 그녀가 접하는 현실세계가 고딕소설에서 그려지는 세계 못지않게 위험한 곳임을 보여줌으로써 고딕소설의 감수성에 경의를 표한다. 결혼 시장에서 온갖 책략을 동원해서 이익을 추구하려는 위선적인 이사벨라 소프, 위협적인 무뢰한이자 허풍쟁이인 존 소프, 타산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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