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193
때는 경문왕 말년.
곳은 상주 가은현(尙州 加恩縣)의 어느 한적한 촌락이다.
그 촌락을 뒤로 장식하고 있는 작다란 언덕에 드문 드문 소나무가 서 있고 그 소나무 틈틈이로는 이끼 낀 바위가 비죽이 보이고 있다.
그 어떤 바위에 한 농군(農軍)이 앉아 있다.
그리고 그 농군의 곁에는 그의 아들인 듯한 열아믄살쯤 난 소년이 앉아 있다.
『그래서요.』
지금껏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중도에 끊었던지 소년은 자기의 아버지를 향하여 이야기의 뒤를 채근한다. 이 채근을 받은 아버지는 잠시 머리를 숙이고 앉아 있다가 다시 말을 꺼내인다.
『그래서 말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