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달밤 (한국문학전집 412)

달밤 (한국문학전집 412)

저자
이태준 저
출판사
도디드
출판일
2016-07-25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33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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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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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와 '황수건'이라는 사내가 엮어내는 이야기인데, 우둔하고 천진한 품성을 지닌 '황수건'이 각박한 세상사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모습이 중심을 이룬다. '황수건'이 여러 번 좌절을 겪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면서, '황수건'과 같은 순박하고 천진한 사람이 좌절하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1인칭 서술자의 연민이 주조를 이루기는 하나, 서술자는 주인공인 '황수건'의 불행을 부각시켜 서술하기보다는 '절제된 연민'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즉, 서술자는 주인공의 불행과 관련된 정보를 최소한으로 줄여 처리하고 다른 사건에 대한 서술로 넘어가거나,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독자가 주인공의 불행에 몰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작품을 읽는 독자가 느끼는 감정은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연민에 머물게 한다. '나'는 문 안에서 성북동 시골로 이사 온 후에야 사람다운 삶의 체험을 하게 되어 더 큰 보람을 느낀다. 그것은 '못난 이'가 눈에 잘 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문 안에는 말하자면 '잘난 사람'들만 살기 때문에 '못난 사람'은 밖으로 나올 수도 없고, 또 있어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골은 '못난 사람'도 자신을 감추지 않고 사는 곳이다. '못난 사람'이 자기 나름의 서툴고 어수룩한 생각을 통제 없이 표현한다는 것은 시골에는 그러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북동에 작은 집을 사서 이사 온 '나'에게 "왜 이렇게 죄고만 집을 사구 와겝쇼. 아, 내가 알었더라면 이 아래 큰 개와집도 많은 걸입쇼."라고 첫 대면부터 황당하게 면박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못난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바로 이런 인물에게 정(情)을 느끼고 있다. '나'가 '반편'에 해당하는 '황수건'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미를 느끼고, 또 이야기의 뒷끝이 깨끗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늘 복잡하고 뒷끝이 깨끗하지 못했다는 것과 상통한다. 그러므로 작가가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두 인물의 관계가 아니라, '황수건'이라는 인물의 사람됨과 그러한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인식이다. 즉, 이 세계는 약삭빠르고 경쟁에서 이기는 '잘난 사람'만이 살 수 있는 곳이기에 '황수건' 같이 신문 배달 자체만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사람, 그래서 도중에 어느 집에서 지체되면 밤이 되어서까지 배달하는 사람은 도시적 경쟁에서 도태(淘汰)되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러한 인물을 통해서 '반편' 같은 존재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살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태준의 대표작, 예를 들어 <까마귀>, <밤길>, <복덕방> 등은 일상적인 사소한 것들에 패배당하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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