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만두 (한국문학전집 435)

만두 (한국문학전집 435)

저자
최서해 저
출판사
도디드
출판일
2016-08-01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14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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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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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떤 겨울날 나는 어떤 벌판길을 걸었다. 어둠침침한 하늘에서 뿌리는 눈발은 세찬 바람 에 이리 쏠리고 저리 쏠려서 하늘이 땅인지 땅이 하늘인지 뿌옇게 되어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흩고의적삼을 걸친 내 몸은 오싹오싹 죄어들었다. 손끝과 발끝은 벌써 남의 살이 되어 버린 지 오래였다. 등에 붙은 배를 찬바람이 우우 들이치는 때면 창자가 빳빳이 얼어 버리고 가슴에 방망이를 받은 듯하였다. 나는 여러 번 돌쳐서고 엎드리고 하여 나한테 뿌리는 눈을 퍼하여 가면서 뻐근뻐근한 다리를 놀리었다. 이렇게 악을 쓰고 한참 걸으면 숨이 차고 등에 찬 땀이 추근추근하며 발목에 맥이 풀려서 그냥 눈 위에 주저앉았다. 주저앉아서는 앞뒤로 쏘아드는 바람을 막으려고 나로도 알 수 없이 두 무릎을 껴안고 머리를 가슴에 박았다. 얼어드는 살 속을 돌고 있는 피는 그저 뜨거운지 그러안은 무릎에 전하는 심장의 약동은 너무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는 또 일어나서 걸었다. 무엇보다도 --가 어찌 시린지 뚝 떨어지는 듯하였다. 얼마나 걸었는지? 내 앞에는 청인(淸人)의 쾌관(음식점)이 보였다. 그것도 눈보라에 힘이 빠진 내 눈에는 집더미같이 희미하게 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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