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굴뚝 (한국문학전집 470)
동아제사공사 마당 한가운데 《 》 하늘을 뚫을 듯이 괴물처럼 높다랗게 솟아 있는 양회굴뚝에서는 연 사흘째 연기가 나지 않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열두시간 이상씩을 시커먼 연기를 토하던 이 굴뚝이 편안히 쉬고 있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뛰 ─ 소리가 안 나서 때를 몰라 안됐군.” “철매가 날아오지 않아서 살겠는데.” “쉬 끝장이 나지 않으면 밥거리가 걱정이야.” 이 제사공장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