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선
안해를 데리고 모처럼 고향엘 다니러 내려가는 길이었다. 밤 열한시 이십분의 목포행(木浦行) 직통열차는 다른 간선열차와 마찬가지로 언제고 옆구리가 터지도록 만원 이상인 것이 보통인데, 맨 앞칸인 소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고 승객이 도리어 모자랄 지경으로, 많이 좌석이 남는 것은 자못 이외가 아닐 수 없었다. 군데군데 그래서 벌써, 이인분의 한 걸상을 혼자 차지하고는 편안히 누워, 일찌감치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고 하여, 실없이 때아닌 원시(原始)(?)풍경을 구경하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