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기 (Italienische Reise) 독일어 문학 시리즈 033
- 독일어로 제작된 책입니다. - 유럽의 18세기는 여행에 대한 열기가 놀랄 만큼 고조된 시기였다. 루이 부갱빌(Louis Bougainville, 1729∼1811)이 프랑스인으로서는 최초로 범선에 의한 세계 일주를 감행, 멜라네시아 군도를 발견했고, 세 번이나 세계 여행에 도전한 영국인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동쪽 해안을 탐사하고 태평양의 무수한 섬들을 찾아냈다. 여행가들 말고도 고명한 학자들까지 유럽 안팎의 새로운 땅들을 두루 돌아다녔다. 그 결과 무수한 여행 그룹이 생겨나고 많은 종류의 여행기들이 출간되었다. 영국의 소설가 로렌스 스턴(Laurence Sterne)의 여행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대한 감상적인 여행(A sentimental journey through France and Italy)≫(1768)에 자극 받은 영국인들은 유럽 여행길에 즐겨 나섰고 알프스 산까지 정복했다. 그리스ㆍ로마 등 고대국가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도 많았다. 고고학자 빙켈만(Johann Joachim Winckelmann)의 저서 ≪고대 예술의 역사(Geschichte der Kunst des Altertums)≫(1764)는 오래전부터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던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되었다. 빙켈만은 이탈리아의 로마를 가리켜 “세계의 대학”이라고 했거니와, 그의 글들에는 자신의 로마 탐구를 토대로 다른 여행자들의 개안(開眼)을 도와주려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 그가 중시한 것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깊은 체험을 통한 변화의 힘”이었다. 로마 탐구에 있어 빙켈만의 진정한 제자가 된 괴테의 경우도 첫 번째 목표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자기 수양이었다. 새로운 세계와 만나 새로운 자연, 새로운 문화, 새로운 인간상을 천착해 감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삶을 확산ㆍ심화ㆍ고양시키는 것이었다. 바이마르를 탈출, 로마라는 학교에 첫발을 디딘 괴테의 첫말은, “나는 다시금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어린아이와 같다”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나 편협한 사고의 반경 속에 갇혀 지냈던 자신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인식과 행동을 포함한 자아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출간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린 ≪이탈리아 여행기(Italienische Reise)≫에는 괴테의 이러한 정신적 변화와 성숙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1786년 9월 3일부터 1788년 6월 18일까지 약 22개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비록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이 여행은 괴테의 표현을 빌리면 그를 “다시 태어나게 하고 혁신시키고 충실을 기할 수 있게 한” 일대 사건이었다. 괴테는 로마에 발을 디딘 순간이 제2의 출생, 진정한 재생이라고 생각했거니와, 새로운 세계와 문화를 배워 새로운 인간이 되어 돌아가겠다는 것이 그의 다짐이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늘 탐구적인 자세를 견지했으며 비교적 만족스런 결과를 귀국 직전의 편지에 써 보낼 수 있었다. 제 여행의 중요한 의도는 육체적ㆍ도덕적 폐해를 치유하는 것이었습니다. (…) 다음은 참된 예술에 대한 뜨거운 갈증을 진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전자는 상당히, 후자는 완전히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788년 1월 25일 카를 아우구스트 공에게 보낸 편지) 괴테에게 있어 이탈리아는 고대의 유적과 유물을 찾아보는 관광지만이 아니었다. 공사다망했던 바이마르를 떠난 그에게 정신적 안정감을 되찾아 주고 잠자고 있던 그의 천재성을 다시 일깨워 준 장소였다. 그것은, 수년간 묵혀두었던 원고들이 현지에서 완성되거나 개작되었음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는 식물학을 위시한 자연과학의 연구에도 몰두했고 인간과 민족과 예술의 근원인 자연을 철학적으로 고찰하기도 했다. 바이마르의 지인(知人)들에게 보낸 많은 편지에 적혀 있듯이 그는 껍질을 벗는 듯한 자각의 변화를 체험했으며, 그것은 훗날 <파우스트(Faust)>와 같은 대작을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