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이효석 작품집 (한국인이 읽어야 하는 근대문학소설 09)

이효석 작품집 (한국인이 읽어야 하는 근대문학소설 09)

저자
이효석 (李孝石) 저
출판사
유페이퍼
출판일
2016-10-26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7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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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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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효석 작품집. 환상이 위대할수록 생활도 위대하다 이효석의 문학은 일제 말 우리 문학에 독특한 무늬를 음각하고 있다. ‘낭만적 서정과 세련된 기교’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침묵조차도 저항일 수 있는 암울한 시대에 한 개인의 꿈꿀 권리를 아름답게 직조한다. 그의 문학을 지배하고 있는 낭만성, 탐미성, 환상성 등은 식민지 현실과 무관한 듯 보이나, 한편으로는 암울한 시대 현실에 대한 한 부표로도 읽을 수 있다. 이효석은 집요하리만큼 식민지 현실과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시대 현실과 연관된 구체적 일상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문학(예술)’으로 침잠하여 인간의 ‘꿈꿀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을 따름이다. ‘현실 속에서 현실 너머를 꿈꾸는 문학의 운명’을 체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양자가 얼마나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가 작품 평가의 관건이 될 수 있을 터다. 주지하듯, 일제 말은 작가들에게 꿈꿀 권리를 앗아간 시대다. 이효석은 이 꿈꿀 권리를 ‘개인’의 차원에서 집요하고도 당당하게 주장했다. 그는 꿈과 몽상, 예술과 사랑을 옹호하며, 진부한 일상 속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꿈꿀 권리를 회복하고자 한 것이다. 그의 문학에 드러난 탐미성, 환상성 등은 이러한 문학의 꿈꿀 권리를 강조하는 데 기여한다. 이효석은 식민지 현실 너머를 동경했으며, 이를 통해 현실을 미학적인 것으로 재구성하려고 했다. 그렇다면 이효석은 어떠한 방식으로 현실의 미학화를 실현하고 있을까? 이효석 산문의 한 봉우리라 할 수 있는, <낙엽을 태우면서>에서 논의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낙엽 타는 냄새에서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와 잘 익은 개암 냄새를 교차시키는 감각이나, 낙엽을 꿈의 껍질로, 나아가 낙엽의 재를 죽어버린 꿈의 시체로 전유하는 감수성은 단연 돋보인다. 그는 낙엽 타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 엄연한 생활의 자세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음미해 보아야 한다. 이 작품에서 생활은 일상 속에서 ‘꿈ㆍ낭만’을 가꾸는 일이다. 그의 생활은 백화점에서 커피의 낱알을 찧어가지고 그 진한 향기를 맡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일, 싸늘한 넓은 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쓸모 적어진 침대에 더운 물통을 넣을 궁리, 올 겨울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이를 색 전구로 장식할 것을 생각하는 일, 눈이 오면 스키를 시작해 볼까 하고 계획을 세워보는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생활적 사사(些事)에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뜻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에게 생활은 생산 활동과 연관된 노동을 의미하기보다는, 꿈을 잃은 허무한 가을을 견디는, 죽어버린 꿈의 시체를 나름의 방식으로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꿈꾸기는 현실을 이야기의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작업과 다름없다. 그 궤적을 따라가 보자. <동해의 여인>에서 화자는 한 여인의 눈망울에 매혹된다. 개물(個物)을 보는 눈이 아니요, 꿈을 보는 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중세기의 왕비가 아니라, 가슴속에 병마가 근실거리고 ‘속사(俗事)’가 많은 현세기의 ‘여교원’일 뿐이다. 그녀의 일상은 ‘구화(構話)가 아니고 실화’다. 이효석에게 실화는 항용 이야기 값에 미치지 못한다. 꿈이 음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녀를 반생 동안의 기억에서 최상급의 여인으로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세속의 여인을 꿈속의 사람으로 만들면 된다. 이러한 과정, 즉 구지레한 일상에 환상(상상력)을 입히는 작업을 통해, 실화를 소설의 세계로 이끄는 것이다. ‘소설심’을 자극하지 못하는 산문적 존재인 여교원이 소설을 빚는 정신인 시(꿈ㆍ환상ㆍ상상력)를 통해 이상화된 여인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역에서 나린 손님을 실고”라고 표현하면 산문이 되어 버리나, “않에(안에) 탄 사람이 보이지 않게 검은 휘장을 나리고 모자 쓴 늙은 마부가 앞에 앉어 말을 어거하며 고요한 거리를 박휘 소리를 가볍게 내며 굴러간다”라고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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