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전차 차장의 일기 몇절 (나도향) 100년 후에도 읽힐 유명한 한국단편소설

전차 차장의 일기 몇절 (나도향) 100년 후에도 읽힐 유명한 한국단편소설

저자
나도향 (羅稻香) 저
출판사
유페이퍼
출판일
2016-12-26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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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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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약 0

책소개

★ 책의 특징 ★
- 저자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
- 저자에 대한 주요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 부록으로 단편소설 한권을 첨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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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동대문에서 신용산을 향해 아침 첫차를 가지고 떠난 것이 오늘 일의 시작이었다.

전차가 동구 앞에서 정거를 하려니까 처음으로 승객 두 명이 탔다. 그들은 모두 양복을 입은 신사들인데 몇 달 동안 차장의 익은 눈으로 봐서, 그들이 어젯저녁 밤새도륵 명월관에서 질탕히 놀다가 술이 취해 그대로 그 자리에서 쓰러져 자다 나오는 것을 짐작케 하였다. 새벽이라 날이 몹시 신선할 뿐 아니라 서릿기운 섞인 찬바람이 불어서 트를리끈을 붙잡을 적마다 고드름을 만지는 것처럼 저리게 찬 기운이 장갑 낀 손에 스며드는 듯하다. 그들은 얼굴에 앙괭이를 그리고 무슨 부끄러운 곳을 지나가는 사람 모양으로 모자도 눈까지 눌러 쓰고 외투도 코까지 싼 후에 두 어깨는 삐죽 올라섰다. 아직 다 밝지는 않고 먼동이 터오므로 서쪽 하늘과 동쪽 하늘 두 사이 한복판을 두고서 광명과 암흑이 은연히 양색(兩色)이 졌다. 그러나 눈 오려는 날처럼 북쪽 하늘에는 회색 구름이 북악산 위를 답답하게 막아 놓았다. 운전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너른 길을 규정 외의 마력을 내서 전차를 달려 갔다. 전차는 탑동 공원 앞 정류장에 와서 섰다. 먼 곳에서는 홰를 치며 우는 닭의 소리가 새벽 서릿바람을 타고서 들려온다. 그러자 어떠한 여자 하나가 내가 서 있는 바로 차장대 층계 위에 어여쁜 발을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아직 탈 사람이 별로 없으리라고 지레짐작에 신호를 하였다가 그것을 보고서 다시 정지하자는 신호를 하였다. 한다리가 승강단 위에 병아리 모양으로 깡총 올라오더니 계란 같이 웅크린 여자가 툭 튀어 올라와서 내 앞을 지나는데, 머리는 어디서 어떻게 부시대기를 쳤는지 아무렇게나 홑어진 것을 아무렇게나 쪽지고, 본래부터 난잡하게 놀려고 차리고 나섰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옥양목 저고리에 무슨 치마인지 수수하게 차렸는데 손에는 비단으로 만든 지갑을 들었다. 그러고 그가 내 옆을 지날 때 일본 여자들이 차에 탈 적이나 기생들이 차에 오를 적에 나의 코에 맞히는 분냄새와 향수냄새 같은 향긋한 냄새가 찬바람에 섞이더니 나의 코에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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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향의 뽕은 없고 조형기의 뽕만 있는 시대다. 영화 뽕이 야한 영화라는 것은 국민모두가 다 안다. 그러나 나도향 작품이라는 것은 거의 모른다. 뽕을 읽어보면 야한 것은 없다. 일제강점기 하나의 시대상을 썰로 했을 뿐이다. 원래 이 책은 고등학생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책인데 뽕이야기가 들어갔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원작과 영화로 해설한 것이 다르고 틀린 것도 고등학생이라면 알아야 한다. 물론 일반인도 같다.

나도향도 일제강점기에 요절한 소설가다. 또한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그의 부친도 독립운동가이니 명망가라고 부르기 부족하지 않다. 조부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되었다. 김소월이 다닌 배재를 나도향도 나왔다. 이시대 문인들은 가장 치열하게 산 사람들이다. 치열했기 때문에 아직도 그들의 소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아픔의 DNA가 숩겨져 있다. 아무리 숨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스란히 온몸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다.

많은 소설가운데 뽕을 예로 든 것은 과거와 현재가 다르고 본질과 표현의 차이를 말하려고 한 것이다. 그의 작품만 읽는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 과거도 현재도 표현도 모두를 통섭해야 좋은 독후감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책은 그의 작품만이 아니라 기사를 통하여 과거와 현재를 본다. 보이지 않는 다른 것을 보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김소월도 그렇지만 나도향 작가가 요절하지 않고 살아있으면서 작품활동을 했으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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