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오 (이광수) 100년 후에도 읽힐 유명한 한국단편소설
출전: 문장(1940)
★ 책의 특징 ★
- 저자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
- 저자에 대한 주요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 부록으로 /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The Legend of Sleepy Hollow) 오디오북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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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금년 겨울은 도무지 춥지 않다 하던 어떤 날, 갑자기 추위가 왔다. 소한 추위다. 어저께는 하얗게 눈이 덮인 위에 그렇게도 날이 따뜻하더니, 봄날 과도 같더니, 인왕산에 아지랑이도 보일 만하더니,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다만 젖빛으로 뽀얀 것이 있을 뿐이더니, 초저녁에도 별들이 약간 물을 먹었길래로 철그른 비나 오지 아니할까 하였더니, 자다가 밤중에 갑자기 몸이 춥길래 잠이 깨어서 기온이 갑자기 내려간 것을 보고 놀래었더니, 이튿날 신문에 보니 영화 십 칠도라는 금년 들어서는 첫 추위었다.
아침에 일어나 유리창가에 국화 잎사귀 같은, 잎 떨린 고목 같은 성에로 매 닥질을 하였다.
『어 추워!』
길가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ㅋ`소리가 들창으로 들렸다.
기압이나 기온이나 변하면 아픔이 더하는 아내의 관절염이 밤새에 더하지 나 아니한가 하고 걱정이 되고, 감기 뒤끝에 아직 개운치를 못하여서 기침을 쿨룩쿨룩하는 어린것들의 일이 근심이 되어서, 아직도 이불 속에 파묻혀 있는 세 아이의 머리와 손을 만져 보았다. 한 아이는 암만해도 삼십 칠도는 넘을 것 같아서 한 번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