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소설 다시 읽는 한국문학 필독 출학
출 학(黜 學)
영숙(英淑)은 그의 최상의 자랑
지금 자기 학교에서 출학(黜學)의 명령을 받은 이 어린 소녀의 쓰린 가슴속에
넘치어 흐르는 원 한의 끓는 피를 알지 못하는 자는 그의 시비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는 다시 방 한귀퉁이에 놓인 책상을 의지하고, 붓을 들고 종이를 펴 무 엇인지 쓰기를 시작한다. 그 쓰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의 화상기이다.
자기의 약혼자인 이병철(李炳哲)을 위하여 쓰는 것...
나와 병철씨 사이에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귀하다는 애정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었나이다.
가슴이 찢어져 원망의 끓는피가 넘쳐 흐르실 줄 나도 짐작합니다. 나는 병철 씨에게 사죄하려 하나 그 사죄를 받으실 병철 씨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저는 지금부터 되는 대로 지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