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나그네
산골에서 주막을 운영하는 덕돌 모자의 집에 홀연히 산골 나그네가 찾아온다. 열 아홉 나이의 과부라는 그녀는 선채금 30원이 없어 혼사가 어긋난 노총각 덕돌과 그 홀어미에게는 너무나 아깝고 놓치기 아까운 존재였다. 술청도 거들고 방아도 찧으면서 며칠을 보낸 후, 그녀는 드디어 덕돌과 혼인하고 덕돌 모자는 다시 없는 행복에 젖는다. 혼인 후 더욱 기운이 솟아 열심히 일하는 덕돌은 어느 날 밤 품안이 허술해서 더듬어 보니 아내는 간 데가 없고 혼인 때 장만해서 모셔 놓고 아끼는 인조견 새옷도 간 곳이 없다. 모자는 황황히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병중의 남편에게 덕돌의 인조견 옷을 입혀서 손목을 잡고 재촉해 길을 떠난 산골 나그네를 따라잡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