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게 그런 거지, 뭐!
10여 년에 걸친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다. 글을 쓰고자 시작한 것도 아니고 어느 날 생각해 보니
그동안 끄적끄적 올렸던 글들이 제법 될 듯싶었다.
2010년 페이스북을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고, 그 이전 블로그나 카페를
뒤적여 책 한 권 분량의 글들을 모아 보았다.
책으로 나와도 될 성질인가를 놓고 한참 망설인 끝에 세상에 글이 있고, 글을 배웠고,
일상과 생각을 글로 표현해 놓았는데 그냥 묻혀버리는 것도 낭비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흔히 고승들은 열반에 드실 때 이생에서의 모든 흔적을 지워달라는 유언을 남기시곤 한다.
쏟아낸 말이나 활자화된 책이나 사진 등도 다 없애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남기신다.
와중에 애써 남기겠다고 나선 나는 깨달음이 없는 일반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혹시, 내가 세상을 더 살아 이생에서 생을 마감할 즈음이 되면, 그때가 되면,
나도, 모든 흔적을 지워 달라고 부탁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걱정할 게 무엇인가? 내 버려둬도 그냥 바래고, 삭아서 잊히는 것을.
거기에 한 줌 보태본 것일 뿐,
산다는 게 그런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