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눈물꽃

눈물꽃

저자
고정희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2-07-10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597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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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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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인에게 시란 무엇일까?

10여 년 동안의 시작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결론은 “시인에게 시란 생리작용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유로움을 갈망하고 사소한 생리, 그러나 통로가 막힐 때 질식 직전의 고용에 시달리며 노여워하며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신비한 생리, 그것이 시의 힘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시를 쓸 수밖에 없고 또 시가 요구하는 하늘 쪽에 머리를 둘 수밖에 없다

『눈물꽃』의 시연들이 만들어질 동안 나를 가장 강하게 사로잡았던 문제는 우리 시대의 문화적 위기와 지성의 뿌리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이상과 현실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으며 정치 현실과 예술의 혼을 따로 떼어 놓지 못 한다. 삶과 이데아는 동전의 안과 밖의 관계이다. 현실이라는 렌즈가 곧 꿈의 광맥을 캐는 도구인 것이다. 탐사는 계속될 것이다

해가 지면 안산의 고층 빌딩에 껌껌이 내려앉는 어둠을 통해서 나는 내가 걸어가야 할 내일의 무악한 외로움과 추위와 한껏 북받치는 사랑을 예감한다. 그렇다. 시가 우리의 자유의지의 통로에 생리작용으로 숨 쉬는 한 우리는 우리가 통과해야 할 미래의 시간들을 따뜻하게 녹이며 손잡고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꿈꾸며 눈물 흘리며 뜨거운 결속으로 이 절망의 터널을 지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섯 번째 시집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이 시편들이 예외 없이 징그럽고 낯설고 불편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의 시의 새로운 지평을 충전시켜야겠다는 의지와 함께 두어 가지 애틋한 감회에 젖는다. 그 하나는 나의 2, 30대 후반을 묻어 둔 수유리의 생활을 청산한 데 대한 아쉬움이요, 다른 하나는 내 생애에서 중요한 한 분과의 만남에 대한 기억이다.

지난 2, 3년간 내가 한 시대의 음습한 어둠을 바라보며 망가지고 있을 때 언제나 소리 없는 메시지로 다가와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고 외로움을 이기는 다리가 되어 주여 시적 영감에 뼈대를 준 한 분, 그를 이 시집에서 기념하고 싶다.

삼가 이 시집을 강히영 형님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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