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사형수

사형수

저자
홍인표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2-07-12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15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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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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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따뜻한 봄볕은 남편의 품속처럼 아늑하고 포근했다. 햇빛은 흐벅지게 쏟아져 내려와 정원에 가득 담겨 있었다. 유난히도 눈부셨다. 겨우내 얼어 몸을 웅크리고 있던 정원수들을 감쌌다. 무덤의 잔디를 깎아 잘 다듬어 놓은 것처럼 생긴 향나무의 가지 잎 속에서 참새 몇 마리가 짹짹거렸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비둘기 한 쌍이 양지바른 공터에서 구구 거리며 사랑을 속삭였다.

‘봄은 왔는데 영감은 저승으로 가버리고…’

영심은 참으로 오랜만에 정원에 나와 거닐고 있었다. 화단에는 붉게 피어 있는 영산홍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며 봄맞이를 하고 있었다. 노란 개나리는 봄을 수놓았다. 담 밑 볕바른 곳에는 자주색 제비꽃이 수줍은 소녀처럼 얼굴을 내밀었다. 꽃망울은 바늘처럼 가느다란 줄기 위에 얹혀 금방이라도 목가지가 떨어질 것처럼 불안했다. 살며시 어루만지며 스쳐 가는 솔바람에도 몸부림을 쳐댔다.

“너희 부부는 금실 좋게 다정히 나들이 나와 사랑을 속삭이고 있구나!”

영심은 다정하게 바투하며 노닐고 있는 비둘기를 바라보며 시샘했다. 남편이 강도의 칼에 찔려 이승을 등진 후로는 방안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서러움에 짓눌려 날마다 흐느꼈다. 사랑하는 남편의 정을 떼어버릴 수가 없었다. 간신히 마음을 추슬러 방문을 나섰다. 정말로 오랜만에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남편과 나무 밑 의장에 나란히 앉아 정담을 나누던 지난날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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