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슬하게

슬하게

저자
홍인표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2-07-12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90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웹뷰어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굴삭기의 땅파는 작업은 모질었다. 흙을 파헤치는 모습은 살천스러웠다. 대지는 마구 할퀴어 상처를 내고 있었다. 창자를 긁어내기라도 하듯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갔다. 괴로워 몸부림치는 지구가 한없이 자닝스러웠다. 인간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스스럼없이 자행했다. 참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 같았다. 자연의 헌신에는 조금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탐욕스러운 태도가 매정스러웠다.

굴삭기는 숲으로 가득 덮인 둔덕을 단숨에 깎아냈다. 덤프트럭이 파낸 흙을 밤낮없이 실어 날라 아파트 단지의 터를 만들어갔다. 지면이 편편하게 골라져 가는가 싶더니 터파기가 숨가쁘게 진행되었다. 벌써 한 쪽에서는 항타기로 파일을 박아댔다. 어느새 버림을 치고 기초 준비가 시작되었다. 목수들이 거푸집을 설치하고 나니 펌프카가 레미콘을 품어대고 있었다. 이렇게 며칠이 되지 않아 건물의 골격을 갖추어 갔다. 뼈대를 앙상하게 드러냈다. 조금씩 기어오르면서 훤칠하게 커졌다. 토끼장처럼 차곡차곡 포개어 지면서 아파트의 형체를 갖추게 되었다. 하늘 높은 것을 시기라도 하듯이 한없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단지 여기저기서 죽순처럼 돋아났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발돋움을 해댔다. 군데군데 서 있는 타워크레인이 앞 서 올라가며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철근, 폼, 삿보드, 철관 등 각종 건축자재를 매달아 맨 위로 날랐다. 안전난간이 설치되고 거푸집이 완성되자 또 펌프카로 레미콘을 품어댔다. 이렇게 한 층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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