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뼁끼통의 환기통철창살에는 예쁜 여인을 닮은 둥근달이 걸쳐있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감방 안을 들여다보며 엿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가슴 속에 감추고 있었던 걱정들을 들추어내는 것처럼 별들의 모습이 하나 둘 나타났다. 은하수에는 수많은 별들이 물 위에 떠서 반짝거렸다. 별자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아내가 보고 싶구나.’
범용은 뼁끼통에서 대변을 보고 있는 것처럼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환기통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막 떠오르는 보름달을 응시하면서 아내를 생각했다.
‘참으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인데.’
범용은 아내의 모습을 다시 그려보았다. 여예인 못지않게 잘 생겼었다. 몸매도 날씬했다.
‘마음씨도 곱고…….’
범용은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참았다. 생각할수록 마음에 쏙 드는 아름다운 아내였다. 가슴속 깊은 곳에 곱게 간직한 애인 같은 여자였다.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