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오월의 도시

오월의 도시

저자
홍인표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2-07-12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59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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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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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소설은 작가가 광주교도소로 찾아온 ‘국회5.18광주진상규명특위’에서 진술했던 내용임.


대지 위에는 이글거리는 오월의 뜨거운 햇빛이 흩뿌려지고 있었다. 벌써 봄은 지나갔는지 싱그러운 봄날의 햇살이 아니라 성난 삼복의 더위를 가득 담은 땡볕이었다.

그해 오월은 유난히도 더웠었다.

까치독사 껍질처럼 생긴 옷을 입은 군인들이 산모퉁이에서 나타났다. 고속도로의 양편 길섶을 따라 느릿느릿 걸어왔다. 따가운 햇빛 속을 뚫고 엉금엉금 걷고 있는 모습이 독기가 가득 든 살무사 모습 그대로였다. 점점 가까워지자 선두의 모습이 하나 둘 확실하게 드러났다. 굵직굵직한 얼룩무늬가 그들의 위세를 더해주었다.

그날 따라 유난히도 뜨거워진 오월의 햇살이 특전사 군인들의 까만 베레모 위에 흩뿌리고 있었다. 보무도 당당한 공수부대원들, 귀신도 그들 앞에선 살아남지 못한다는 그 힘이 먼발치에서부터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국민들은 모든 군인들에게 조국을 지켜주는 방패라 했다. 공산당을 쳐부수는 용감한 용사들이었다. 먼 이국 월남까지 쫓아갔다. 두더지처럼 땅속에 숨어 웅크리고 있는 베트콩을 찾아 박살냈다. 불가능이란 있을 수 없다는 용감한 특수부대였다. 사람들은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고 우러렀다. 아니, 조국의 방패라고 무언의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민과 죽고 죽이는 살육전을 벌리고 있었다. 군인들이 무서워 벌벌 떨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국민과 군인이 서로 적이 되어 싸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선두가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방향을 바꾸어 휘어들었다. 길을 따라 들어오는 모습이 아스팔트를 야금야금 삼키는 것 같았다.

특전사의 선두가 교도소를 향해 꺾어 들려고 할 때었다.

“땅―!”

한 방이 총성이 함성을 지르듯이 들려왔다. 오수에 조는 듯한 들판에 찬물을 쫙 뿌려놓고 메아리를 남기며 사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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