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형사와 전과자

형사와 전과자

저자
홍인표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2-07-12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12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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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깎아 세워 놓은 듯한 절벽 같은 건물들이 더 높은 곳을 향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다붓이 붙어있어 다정스럽게 보였다. 서로 먼저 올라가려고 경쟁하는 것 같이 보였다. 질투하면서 상대편을 떠밀어 버릴 것처럼 불안스러웠다. 저러다가는 동시에 와르르 무너져 내릴지도 몰랐다. 그 속에 인간들이 묻혀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아니, 살매들린 괴물로 변해 되는대로 집어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빌딩의 틈새로 빛발엔 황톳물이 새어 들어왔다. 작은 구멍처럼 보이는 파란 하늘에는 저녁노을이 조금씩 번져 가면서 곱게 물들었다. 흰 구름에도 주홍빛으로 채색되었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그림 같이 보였다. 이제는 하늘 전체가 물감을 풀어 흩뿌려 놓은 것처럼 검붉었다. 붉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짙게 어우러졌다.

한겨울 해거름 녘이었다. 저녁노을이 유난히도 곱게 물들어 있었다. 도시 전체가 불에 타오르는 듯 했다. 희끄무레한 우내 같은 매연 사이로 서산 능선이 아스라하게 보였다. 어머니의 젖무덤처럼 둥그런 곡선을 불룩하게 그리면서 솟아올랐다. 그 위에 핏덩이 같은 태양이 걸쳐져 있었다. 조금씩 내려가면서 산의 뒤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제 반쯤 남아 있었다. 고왔던 빛발이 탁해지면서 흐릿해졌다.

언제 찾아왔는지 모르지만 많은 구름의 모습이 보였다. 언저리에는 검은 물감이 달라붙어 잿빛으로 변해갔다. 불그레하게 물들어 아름다웠던 하늘에 어둠이 찾아들었다. 그 사품에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휑뎅그렁한 공간이 깜깜한 장막으로 변해버렸다. 지금부터는 밤의 세상이 전개 될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은 어웅한 포장이 모든 걸 감싸버렸다. 무서움으로 가득한 허공만이 보금자리를 찾아 떠돌아다녔다. 감옥같이 꽉 막힌 어두운 벽을 부수고, 질펀하게 탁 트인 환하게 밝은 세상을 동경하면서 창공을 휘저으며 헤매었다.

인간들의 마음은 음흉했다. 어두운 한밤중처럼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둠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누워서 죽은 듯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밝아 있어야 좋았다. 앞이 환하게 트여 있어야만 자기가 찾아갈 목적지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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