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이 책은 불현듯 떠오른 한 가지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누구나 들으면 아는 '츤데레'라는 표현에 걸맞은 주인공을 한국 단편소설에서 찾자면 바로 동백꽃의 점순이가 아닐까?
겉으로는 차가운 듯 굴지만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뜨겁게 다가는 젊은 느티나무의 현규는 최근의 웹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 매력적이다.
지금은 현대 문학이라 불리며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제목이지만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은 우리 단편소설이 어쩌면 당대에는 가슴 설레며 읽었던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을까?
우리 단편소설을 소개하는 책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하나는 '중고생을 위한 단편소설'과 같은 공부를 위해 편집된 책이다. 수학 능력 시험의 언어영역 준비를 위해서는 좋은 책이지만 청소년이 정말로 읽고 싶게 편집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또 하나는 이 책에도 소개된 김유정, 황순원 등 작가를 중심으로 출판된 책이다. 작가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어 작가의 팬이라면 소장하고 싶겠지만 역시 청소년이 읽고 싶은 책인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한국의 대표 단편 소설이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웹 소설처럼 밤을 새워 읽고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다렸을 것이다. 이 책은 한국 단편 소설의 가장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 이야기 6편을 모았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 '견두'의 표지로 동백꽃의 점순이를 현대 웹 소설 주인공처럼 재해석했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들도 그 시대에 가장 보고 싶은 형태로 자신의 책이 출간되기를 조금은 꿈꿨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