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266
생활난, 직업난으로 수년을 시달려 왔다.
이 공포 속에서도 값없는 생활―---무위한 생활로부터 흘러나오는 권태는 질질 흐른다. 공황의 한 재를 넘으면 권태. 또 한 재를 넘으면 권태.
생활(먹고 사는 일)이라는 줄에 마소 모양으로 정신없이 끌려가다가도 곤한 잠을 깨치고 성난 눈을 번쩍 뜨듯이 지지한 자기의 꼴을 휙 돌아다볼 때,
"이게 다 무슨 생활이란 것이야? ……네가 참으로 생활다운 생활을 하려면 지금 네 생활을 저렇게 값없이 만드는 현실―---그 속을 정면으로 파고 뚫고 들어가서 냅다 한번 부딪쳐 보든지 어쩌든지, 밤낮 그 늘어진 개꼬리 모양으로 질질 끌고 가는 생활의 꼴이란 것은 참 볼 수 없다. 차라리 망골 편으로 기울어지려면 데카당이 되거나 위로 올라붙든지 아래로 떨어지든지 할 것이지 여름날 쇠불알 모양으로 축 늘어져 매달린 생활!"
이 모양으로 폭백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