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267
"기름도 다 타 가는데 왜 밤중까지 불을 켜놓고 앉아서 대고 담배만 피워 대여, 아랫방에도 벌써 불 끈 지가 오랜데."
"다 걱정되는 일이 많으니까 그렇지… 나도 이녁 같이 잠이나 씩씩 잤으면 좋겠구먼…"
"누구는 걱정이 안 되남. 하지만 걱정만 대고 하면 네미…"
안해는 말끝을 흐리고 획 돌아눕는다. 이것은 이 집 웃방에 며칠 전에 이사온 간난네 양주가 이윽한 밤에 두설두설하는 이야기다.
"음―"하고 남편은 목기침 한번을 길게 하더니
"잠들었어… 간난 어머니… 응"
"응…"
아렴풋한 대답이다.
"잠 좀 그만 자고 내 말이나 좀 들어 봐 응…"
간난 어머니는 몸을 돌려 누우며 잠을 깨인 눈으로 남편의 얼굴을 뻔히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