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총각과 맹꽁이 (김유정) 100년 후에도 읽힐 유명한 한국단편소설

총각과 맹꽁이 (김유정) 100년 후에도 읽힐 유명한 한국단편소설

저자
김유정 (金裕貞) 저
출판사
유페이퍼
출판일
2016-12-26
등록일
2017-09-1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619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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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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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책의 특징 ★
- 저자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
- 저자에 대한 주요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 부록으로 단편소설 한권을 첨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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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각과 맹꽁이 / 소개 -
오늘도 잎잎이 비를 바라나 멀뚱한 하늘에는 불더미 같은 해가 눈을 크게 떴다. 땅은 닳아서 뜨거운 김을 턱밑에다 풍긴다. 콧등에서 턱에서 땀은 물 흐르듯 떨어진다. 마치 땅을 파는 두더지처럼 조 밭고랑에 쭉 늘어 박혀서 머리를 숙이고 기어갈 뿐이다.

덕만은 불안스러웠다. 고작해야 입쌀 석 섬, 보리, 콩 두되, 나눠먹기도 못된다. 본디 이곳은 밭이 아니었고, 고목 나무 그늘에 가리어 여름날 오고가는 농군이 쉬던 정자 터였다. 그것을 지주가 무리로 갈아 도지를 놓아먹는다. 친구들은 이 밭에 침을 뱉어 비난하였다. 그러나 덕만은 오히려 안되는 콩을 탓할 뿐 올해는 조로 바꾸어 심은 것이었다. 한 고랑을 마치고 덕만은 일어서서 고목 있는 데로 와 한참 쉬더니 겨우 생기가 좀 돌았다. "여보게들 오늘 참 들병이 온 것을 아나?" 뚝건달 뭉태의 말에 나이 찬 총각들은 귀가 번쩍 띠었다. 그러나 다같이 한참 바쁜 농사철에 뭘 바라고 오느냐고 했다. 그것을 들은 체 만 체 뭉태는 홀로 침이 말라 칭찬이다.

이쪽 저쪽서 풍년이나 만난 듯이 수군거린다. 한구석에 앉았던 덕만이 일어서 오더니 뭉태를 꼭 찍어 간다. 뭉태의 눈치를 훓으며 장가 좀 보내주면 한턱 내겠다고 한다. 뭉태는 "염려 말게. 그러나 돈이 좀 들걸"한다.

저녁이 들자 바람은 산들거린다. 뭉태는 제집 바깥뜰에 보릿집을 깔고 앉아서 동무 오기를 고대하였다. 덕만이 제일먼저 와 뭉태 옆에 와 궁둥이를 내려놓으며 꼭 좀 장가 좀 들게 해 달라고 또 한번 굳게 다진다. 낮에 귀뜸해 왔던 젊은 측들이 하나 둘 모여 한 덩어리가 되어 수군거린다. 큰일이나 치르러 가는 듯 어떻게 해야 돈이 덜 들까가 문제였다. 술값에 대해 토의할 때 오늘밤 술값은 덕만이가 혼자 내겠다고 한다. 닭도 한 마리 내겠으니 아무쪼록 힘써 잘해 달라고 뭉태에게 당부하였다.

뭉태는 계집을 데리러 거리로 나갔다. 덕만은 조금도 지체없이 오라 경계하고 제집을 향하여 개울 언덕으로 올라섰다. 돌로 쌓아 올려 이엉으로 덮은 집에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동네로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았고 온 종일 방아품을 팔아 밥을 얻어다가 아들을 먹여 재우는 것이 그들의 살림이었다. 반드시 장가는 들어야 한다. 덕만은 언덕 밑에다 신을 벗었다. 어머니는 자는 모양 닭장 문을 조심해 열었다. 한 손이 그만 빗나가고 말았다.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시는 방에서 퉤나는 기색이 났다. 덕만이는 닭을 쫓았다며 염려 말고 주무시라고 했다. 어머니는 닭장 문을 꼭 잠그라는 말뿐 다시 조용하다. 덕만은 무거운 숨을 돌렸다. 닭을 옆에 감추고 나는 듯 튀어 나왔다. 뭉태가 예쁘다고 할 땐 어지간히 출중난 계집일거다. 이런걸 데리고 술장사를 한다면 소 한 마리쯤은 떨어지겠구나 하는 공상을 하고 뭉태 집으로 내달았다. 그리고 아들도 곧 나아야 할텐데 하고 걱정을 하였다.

뭉태는 술에 취해 얼간하였다. 뭉태는 들병이를 껴안고 물리도록 시달린다. 취한 얼굴들이 청승궂게 좁은 봉당에 꽉 찼다. 다 같이 눈들은 계집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덕만은 긁는 것은 사내의 체통이 아니라며 꾹 참고 제 차지로 계집 오기만 눈이 빨개 손꼽는다. "돌려라 돌려, 혼자만 주무르는 게야?" 목이 마르듯 사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지릅 뜬다. 이 서슬에 계집은 일어서서 어디로 갈지 몰라 술병을 들고 갈팡질팡 한다. 덕만은 따로 떨어져 봉당 끝에 구부리고 앉아 애꿎은 담배통만 돌에다 대고 두드린다. 술은 제가 사련만 암만 기다려도 뭉태는 저만 놀뿐이었다. 계집도 시시한지 눈을 들떠 보지 않는다. 덕만은 말 한마디 못 건네고 홀로 끙끙 앓는다. 봉당 아래 계집의 신이 놓여진 것을 보고 퍼드러진 시커먼 흙발에 그 신을 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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